옛날에 말 한 마리와 당나귀 한 마리를 가진 어떤 사람이
먼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말에게는 짐을 하나도 싣지 않고
당나귀에게만 짐을 가득 실었습니다.
길을 가다가 당나귀가 말에게 부탁하였습니다.
"말아, 내 짐을 좀 나누어 들어 줄 수 있겠니?
혼자서 이 많은 짐을 다 지고 가려니 너무 힘이 들어.”
“무슨 소리야? 주인님께서 너에게만 짐을 주셨는데
왜 내가 나누어 들어야 하니? 다시는 그런 말 하지도 마!"
그 말을 들은 당나귀는 더욱 힘이 쭉 빠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길에서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아이고, 내가 어쩌자고 당나귀에게 이 짐을 다 실었을까.
불쌍한 당나귀야, 미안하구나.
내가 아침에 정신없이 나서느라 너에게만 짐을 실었구나.”
주인은 당나귀에게 실었던 짐을 모두 말에게 옮겼습니다.
그리고 말에게 죽은 당나귀도 함께 실었습니다.
“내가 잘못하여 당나귀가 죽었는데 여기 두고 갈 순 없지.
우리 집 뒤 뜰에 묻어 주어야겠어.
말은 덩치가 크니까 이 정도는 거뜬히 들 수 있을 거야.”
말은 허리가 끊어지는 듯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당나귀의 부탁을 거절한 자신을 원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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