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한국인 (국뽕주의)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우리는 '이중 인격'이라 부른다.

10줄 미만 2024. 7. 14. 09:43

 

 

[정동칼럼] 나도 국적을 포기하고 싶다

〈진중권 문화비평가〉 우리 아이에게도 국적이 두 개가 있다. 아빠를 따라 한국 국적, 엄마를 따라 일본 국적. 여권이 두 개이다보니 외국을 드나들 때 편리한 점이 많다. 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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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향신문 사설 (2005.05.12.)

"나도 국적을 포기하고 싶다"

 

 

진중권 문화비평가

우리 아이에게도 국적이 두 개가 있다. 

 

아빠를 따라 한국 국적, 

엄마를 따라 일본 국적. 

여권이 두 개이다보니 외국을 드나들 때 

편리한 점이 많다. 

 

예를 들어 나는 일본에 들어갈 때마다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 반면, 

 

아내는 한국에 들어와 매달 

비자를 연장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두 개의 여권을 가지고 

한국이든, 일본이든 비자 없이 자유로이 

입국하고 체류할 수 있다.

 


-대부분 사회 지도층 자제-

그뿐인가? 일본 국적 덕분에 태어날 때에는 

출산비를 전액 일본 정부로부터 돌려받았고,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매달 5만원가량의 양육비도 받고 있다. 

 

한국 국적이 주는 혜택은 이보다 크지 않으나, 

그래도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무료로 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을 받을 수도 있다. 

 

아이의 엄마는 일본 국적을 포기하지 않아서 

우리의 의료보험에는 가입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편리함도 영원할 수는 없어, 

아이가 18세가 되면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나야 (어떤 알 수 없는 이유에서) 

우리 아이가 한국 국적을 갖기를 희망하나, 

아내야 아무래도 아이가 여러 모로 유리한 

일본 국적을 선택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이의 국적을 

대신 선택할 수는 없는 일, 

 

그건 아이가 18세가 됐을 때, 

자기가 알아서 선택하게 놔둘 생각이다.

국적의 가치에도 차이가 있다. 

유학 도중 비자 연장을 하러 

독일의 관공서에 간 적이 있다. 

 

한국 여권을 든 자는 

제3세계 인종들로 이루어진 기다란 줄의 

틈바구니에 끼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나, 

 

일본 여권을 가진 사람들은 기다릴 필요 없이 

곧바로 쾌적한 장소에 설치된 

한산한 창구 앞으로 가게 된다. 

일본은 서유럽과 동급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자기 아이에게

더 유리한 국적을 선사하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

 

게다가 대한민국 어느 부모가 솔직히

제 아이를 기꺼이 군대에 보내고 싶겠는가?

그 심정,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는

그 모든 것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어도 남는

어떤 괘씸함이 있다.

병역기피를 위해 자식들의 국적을 포기한

부모들의 대부분은 번듯한 직업이나 직함을 가진

사회 지도층이라고 한다.

 

이들이 누구인가?

평소에 안보의 중요성을 강변하던 이 사회의

기득권층이 아닌가.

‘국방의 의무’를 “신성하다”고 부르는 그분들이

정작 자신의 자식들이 ‘신성’해지는 건 바라지 않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런 건 바라지도 않는다.

남들과 같은 의무를 지는 것도 못한단 말인가?

국적 선택의 자유를 포기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최소한 자식들이 다 자랐을 때 

그들의 주체적 판단에 맡기라는 얘기다. 

 

꼭 한국인이 되라는 얘기도 아니다. 

한국에 살면서 굳이 외국인이 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반드시 군인이 되어 손에 총을 잡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병역을 거부하려거든, 전쟁을 거부하는 

평화주의 신념을 갖고, 대체복무라도 할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는 얘기다.

사회의 지도층 여러분. 

 

가진 것 없어 지킬 것도 없는

남의 집의 자식들에게 시키지 말고.

 

군대 보내기 싫어 국적 포기하는 저런 분들이

바로 이 사회 지도층이라는 생각을 하면,

 

이 빌어먹을 나라의 국적, 미제 국적보다

헐값에 팔리는 이 국산 국적을 나도 포기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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