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보고 싶은 아들에게
아들이 입대하던 날이기억나는구나.
포항 시내 거리마다
온통 벚꽃이 만개하여 너무나 예뻐서
몇 번이나 아들과 환호성을 지르던
입대 날(3.27) 주마등처럼 스치는구나.
엄마는 매번 아들이 있었으면
얼마나 행복하고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백 번 하며 지낸단다.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 일어나
정말 살아야 할 이유도 희망도
의욕부진인 채로 지내고 있단다.
너무 속상하다.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에게 이런 일이 있을 줄...
아들 내일이면 전역인데
돌아올 수 없는 아들이 되어 가슴이 아린다.
아들이 지금 군 생활을 하고 있었으면
미리 숙소 예약하고 아들 만나서 아빠랑 내려올 텐데...
다른 동기들이 다 누리는 작은 기쁨마저도
우린 누릴 수 없어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 많이 만들어 놓고
또는 어느 음식점을 가서 먹을지
여러 군데 검색을 했을 텐데.
아들이 다시 엄마 품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현실이
지금도 믿어지지 않고
1292기수 (1,012명) 중 아들만
엄마 품으로 돌아올 수 없는 아들이 되어 목이 메인다.
1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
책임자를 밝혀달라 엄마가 냈던 이의 신청도
감감 무소식이라서 답답하기만 하단다.
사랑하는 아들!!
엄마는 아들이 없는 곳에서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일상은 흐르고...
매일매일 아들과 대화했던 말들이 생각이 나서
미칠 것만 같단다.
너무 받아들이기가 싫구나.
아들이 없다는 현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
혼자서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며 있을 때가 많단다.
이런 감당하기 어려운 제일 겪지 말아야 할 일이
우리 일이 될 줄 너무나 가슴이 먹먹하다.
사랑하는 아들!!
아들이 주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받아들일 수가 없구나
왜 우리에게 이렇게 큰 고통과 슬픔에 빠져
우울감에서 나올 수 없게 만드는지...
엄마가 너 하나 출산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하고 엄마의 전부였는데...
하늘에서 보고 있을 아들!!
내일 전역일이라
오늘은 꼭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
엄마가 가끔씩 아들에게 장문의 글로 문자를 보내면
항상 글 말미에 사랑한다고
이모티콘과 하트를 여러 개 보내었는데 모든 게 아쉽다.
아들이 우리 곁에 없다는 현실이
엄마아빠라고 불러줄 아들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너무나 슬프고 억장이 무너진다.
지금도 엄마가 이해할 수 없는 건
안전장비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투입지시를 하지 말았어야지.
왜왜!!! 구멍조끼 미착용한 상태로 투입 지시를 했는지??
육군은 위험을 감지하고 철수를 했는데
왜 해병대는 강행을 하여 아들이 돌아올 수 없게 되었는지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른다.
현장에 있던 지휘관들을
도저히 용서를 할 수도 없고, 용서가 안 된다.
사랑하는 아들!!!
엄마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계속 응원해줘
힘도 없고 내세울 것 없는 엄마지만
아들 희생에 진실이 밝혀지길 꼭 지켜봐줘
그것만이 엄마가 살아갈 수 있고,
그나마 살아야 할 이유란다.
긴 시간 동안 자기 본분을 다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걸 걸고 있는 분들처럼
엄마도 힘내 볼게.
하늘에서 못다 한 꿈 마음껏 펼치길 바래 사랑해!!
9월 25일
사랑하는 엄마가 아들에게
3개월 전인 지난 6월 작성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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